이야기

입문자를 위한 추천 게임 - 독일 올해의 게임상 수상작

역대 독일 올해의 게임상 수상작 중 추천 게임을 골랐다.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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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이면 전 세계 보드게임 플레이어들의 이목이 독일로 집중된다. 독일 올해의 게임상(Spiel des Jahres)의 수상작이 선정되기 때문인데, 독일에서는 이 상의 수상작이나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는가를 게임 구매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대중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올해의 게임상은 1979년부터 시작되어 40여 년 동안 운영되고 있으며, 그 시작은 1977년에 독일어권 게임 평론가들 사이에서 매년 새롭게 나오는 게임 중에서 하나의 게임을 뽑아 보자는 아이디어가 구체화하면서부터다. 독일 올해의 게임상은 독일 보드게임 시장이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상이 설립된 이후 소비자들은 게임을 구입하는 데 있어 신뢰할 기준을 얻게 됐으며, 보드게임 업계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야 할 동기를 갖게 되는 선순환 과정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올해의 게임상은 보드게임 평론가와 게임 기자 등의 전문적인 지식과 안목을 갖춘 이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 의해 운영된다. 이들은 매년 독일에서 발매된 보드게임을 대상으로 삼아, 각 보드게임이 이루고 있는 여러 가지 요소를 전반적으로 평가하여 수상작을 선정한다. 이 상의 로고를 보면, 게임 비평가들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상이란 뜻의 'Kriterpreis(비평상)'이란 표현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들 심시워원단을 구성할 땐 보드게임 퍼블리셔나 배급서와 같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를 배제한다. 이런 원칙으로 인해 공정성에 대한 시비에서 벗어난다는 점이 이 상에 또 다른 권위를 부여했다.
 
현재 독일 올해의 게임상은 올해의 게임 부문, 올해의 숙련자 게임 부문, 올해의 어린이 게임 부문, 이렇게 세 부문에 대해 매년 수상작을 선정한다. 부문별 수상작 중에서 추천작 3종씩을 골라 봤다.
 
어린이 게임 부문
어린이 게임 부문은 미취학 어린이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까지 부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대상으로 한다. 이 부문은 특별상 형식으로 1989년에 설립되었다. 특별상이라 부정기적으로 수상적을 선정했지만, 몇몇 해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수상작이 정해졌던 관계로 2001년에 올해의 어린이 게임 부문(Kinderspiel des Jahres)이 신설되었다. 어린이 게임 부문은 다른 두 부문과 달리 어린이 게임만을 다루는 심사위원단을 운영한다.
 
루핑루이 - 1994년 어린이 게임 특별상
2~4명 | 10분

1999년까지 수여된 어린이 게임 특별상은 부모와 초등학생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정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액션 게임인 <루핑루이>는 이 과제를 높은 수준으로 달성했다. 심지어, 어린이들이 잠든 후에 성인들이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꺼내 들 정도의 게임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칠 정도로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루이가 조종하는 비행기는 건전지와 모터를 통해 구동되며, 항상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긴 막대에 매달려 있다. 플레이어들은 각자 자기 자리에 있는 누름판을 눌러 루이가 모는 비행기의 움직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루이는 그 이름에 걸맞게 공중에서 몇 바퀴든 빙글빙글 돌 수도 있고, 높이 올랐다가 내려오는 등의 움직임을 선보인다. 루이는 이렇게 움직이며 플레이어들의 헛간에 있는 닭 토큰을 향하며, 루이가 닭 토큰을 건드리면 닭 토큰이 떨어진다. 플레이어들은 누름판을 제때 누름으로써 루이가 닭 토큰을 건드리지 못하게 지켜야 한다. 자기 닭 토큰이 다 떨어진 플레이어는 탈락하고, 끝까지 닭 토큰 하나라도 남은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누름판을 누를 때마다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루이는 꾸준히 움직이며 계속해서 플레이어들의 헛간을 노릴 것이다. 헛간 위에 닭 토큰을 계속해서 지킬 수 있을 것인지 긴장감 넘치는 게임이 펼쳐진다.
 

 

 

 
 
치킨차차 - 1998년 어린이 게임 특별상
2~4명 | 10~20분

<치킨차차>에서는 흥미진진한 액션이 펼쳐진다. '깃털 빼앗기'라는 경기에 참여한 닭들이 서로의 깃털을 빼앗기 위해 쫓고 쫓는다. 이 종목은 다른 닭을 추월하면, 추월 당한 닭의 깃털을 빼앗는 것으로, 가장 먼저 모든 경쟁자를 제치고 모든 깃털을 차지한 닭이 우승자가 된다. <치킨차차>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기억력 게임으로, 닭의 일생에서 모티브를 따온 달걀 모양의 타일로 이뤄진 트랙 위에서 경기가 펼쳐진다. 트랙 가운데에는 이들과 같은 그림을 가지고 있는 팔각형 타일들이 뒷면으로 놓인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트랙 안에 있는 팔각형 타일 중 하나를 펼쳐, 자기 닭 앞칸과 같은 그림인지를 확인한다. 같은 그림이라면 한 칸 앞으로 이동하게 되고, 다시 한번 팔각형 타일을 펼칠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같은 그림이 아니라면 차례를 마친다. 여느 기억력 게임과 마찬가지로 <치킨차차>에서 닭을 움직이는 것에는 플레이어의 기억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어느 그림을 가진 팔각형 타일이 어디 있는지를 기억한다면, 누구보다도 빠르게 자기 닭을 움직일 수 있다. 성인이 즐기기에도 적절한 게임이지만, 단기 기억력이 뛰어난 어린이를 이기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기에 상자를 열자마자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마법의 미로 - 2009년 올해의 어린이 게임
2~4명 | 20분

<마법의 미로>에서 플레이어들은 견습 마법사의 역할을 맡는다. 마법 심볼을 찾기 위해 움직이려 하지만, 바로 옆 칸으로 가려고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움직임을 가로막는다. 제목처럼 마법의 힘일까? 사실은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 나무로 된 벽을 이용해 게임판 아래에 미로가 만들어진 덕분이다. 각종 기호가 표시된 게임판을 미로 위에 놓으면, 누구도 미로의 구조를 볼 수 없게 된다. 플레이어들의 게임말에는 자석이 들어 있는데, 게임말을 게임판 위에 올려놓은 다음 그 아래에 쇠구슬을 붙인다. 이제 게임말이 움직이다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나무 벽을 넘어가려고 하면, '꽝'하는 소리와 함께 쇠구슬이 떨어져 게임판의 가장자리로 굴러간다. 이렇게 쇠구슬이 떨어진 플레이어는 게임말을 다시 시작 위치에 놓고 쇠구슬을 붙이고,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된다. 어디에 벽이 있어 구슬이 떨어졌는지를 기억한다면,  다음 기회에선 마법 심볼이 있는 곳으로 무사히 움직여 갈 수 있을 것이다. <마법의 미로>는 숨겨진 벽과 자석의 힘을 이용해 플레이어들에게 마법과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올해의 게임 부문
올해의 게임 부문은 가장 대중적인 게임을 대상으로 한다. 부모와 자식과 같이 두 세대 이상의 다양한 연령으로 구성되는 한 가족이 연령에 상관없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을 선정한다. 세 가지 부문 중 가장 넓은 범위의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하면서, 플레이어의 보드게임 숙련도와 무관하게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문이라 할 수 있다.
 
카르카손 - 2000년 올해의 게임
2~5명 | 35분

 

 

 
프랑스 남부의 요새 도시 카르카손에 영감을 받은 <카르카손>은 성과 수도원, 들판, 도로가 있는 풍경이 건설되며 진행된다. 어떤 때에는 드넓은 들판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또 어떤 때에는 좁은 들판 사이에 성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기도 하고, 때로는 거대한 성이 중심이 되는가 하면, 또 다른 때에는 작은 성 여러 개가 만들어지는 등, 게임을 할 때마다 각기 다른 양상으로 게임이 전개된다. 이는 플레이어들의 전략적 고려에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게임이 전개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인해 반복해서 게임을 즐기더라도 전혀 물리지 않는다. <카르카손>의 장점 중 하나는 몇 명이 함께 게임을 하건 일정 수준의 재미를 보장한다는 점이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타일 중 하나를 가져와, 이미 놓인 타일들과 그림이 연결되게 놓아야 한다. 그런 다음 방금 놓은 타일 위에 자신의 게임말 중 하나를 올려놓을 수 있는데, 타일에 표시된 성과 길, 들판, 수도원 중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해당 게임말로 점수를 얻는 방법이 결정된다. 단, 이렇게 게임말을 올려놓기 위해서는 선택한 부분에 연결된 어디에도 다른 게임말이 놓여있지 않아야만 한다. 하지만, 서로 떨어져 있어 각기 게임말이 놓여 있는 상황에서 다른 타일로 연결되는 경우엔 공존하는 것이 가능하다. 성, 길, 수도원이 완성될 때마다 점수를 얻고, 게임이 끝날 때에는 완성되지 않은 것들과 들판에서 점수를 얻는다. 게임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다. 모두가 이 목표를 향해 자신의 전략을 구사하며, 이로 인해 플레이어들 간의 충돌이 발생한다. 타일을 적절한 곳에 놓고 신중히 게임말을 배치해야 누구보다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도미니언 - 2009년 올해의 게임
2~4명 | 30분

 

 

 
<도미니언>은 500여 장의 카드로 이뤄진 게임으로, 여느 보드게임과 달리 액션과 돈, 승점 등의 모든 요소가 카드로 표현됐다. 게임을 할 때마다 이 카드들 중 일부만 사용되며, 게임마다 다른 조합의 카드들을 사용한다. 따라서, 게임마다 전략과 전술이 달라지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들은 각자 기본 카드 10장을 가지고, 탁자 중앙에는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 플레이어들이 획득할 수 있는 카드들이 준비된 상태로 게임이 시작된다. 차례 진행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손에 든 카드 5장을 사용하고, 새로운 카드를 구입하고, 사용한 카드와 손에 남은 카드를 구입한 카드와 합쳐 옆으로 치운 다음, 자기 카드 더미에서 카드 5장을 뽑으면 된다. 카드 더미가 다 떨어지면, 옆으로 치웠던 자신의 카드들을 다시 섞어 새롭게 카드 더미가 만들어진다. 사용한 카드는 옆으로 치워질 뿐 사라지지 않고, 언젠가는 다시 카드 더미로 되돌아가며, 새롭게 구입한 카드도 추가된다. 이에 따라 플레이어들의 카드 더미는 꾸준히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서 특정 상황에서는 플레이어를 방해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자신의 카드들을 이용해 자기 카드 더미에 더 높은 승점 카드들을 집어넣은 플레이어가 승리하지만,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 승점 카드는 플레이어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승점으로 전환하는 적절한 순간을 파악해야 한다. 카드들을 추가하며 자기 카드 더미를 늘려야 하지만, 이런 것이 득이 됨과 동시에 실이 될 수도 있는 점이 바로 <도미니언>이 제공하는 진정한 재미이자 혁신이다.
 

 

 

 
 
카멜업 - 2014년 올해의 게임
3~8명 | 30분

 

 

<카멜업>에서는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낙타 경주가 펼쳐진다. 게임 속의 낙타들은 서로의 등에 올라탈 수 있는데, 같은 칸에 있는 낙타들끼리는 하나의 더미로 쌓인다. 이렇게 쌓여 있는 상태에서 다른 낙타 아래에 놓인 낙타가 움직이면 그 위에 있는 낙타들도 함께 움직인다. 그리고, 플레이어들은 이렇게 펼쳐지는 경주의 결과는 물론이고, 낙타들이 한 번씩 움직인 한 구간 단위로도 베팅을 하게 된다. 결과에 대해 다른 누구보다도 더 빠르게 더 잘 맞힐수록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낙타는 주사위 값에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어느 색의 주사위가 먼저 나올지 알 수 없으며, 주사위란 애초에 정해진 범위 안에서 무작위적인 숫자를 내놓는 장치이기에 한 구간이 시작되면, 낙타들의 움직임은 수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지게 된다. 그러다가 구간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경우의 수가 줄어들지만, 마지막 주사위가 나오기 전까지는 여전히 확정할 수는 없는 상태 속에 있다. 낙타가 플레이어들의 기대를 저버린 움직임을 보일 때야말로 한층 더 흥미진진해지는 때이기도 하다. <카멜업>은 게임에 참여한 인원이 적건 많건 상관없이 훌륭한 게임 진행을 선보인다. 물론 8명이 함께 게임을 한다면 한 플레이어의 영향력이 다소 감소하지만, 오히려 더 떠들썩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자신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것에 대해 딱히 신경 쓰이지 않는다.
 
쉽고 흥미로운 규칙으로 인해 누구나 금방 빠져드는 게임으로, 게임의 구조상 어느 누구도 지루해지도록 놔두지 않는다. 예측에서 벗어난 결과가 나올 때면,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켜 플레이어들의 연령에 상관없이 어떤 희망과 긴장감, 웃음을 선사한다. 이와 더불어 비교적 짧은 게임 시간은 항상 다음 게임을 불러일으킨다. 피라미드를 비롯해 분위기를 돋우는 각종 구성물은 덤이다.
 

 
숙련자 게임 부문
2006년 <케일러스>에 대해 복잡한 게임 특별상을 수여한 것을 시작으로 하여, 2008년에 <아그리콜라>에게 다시 한 번 복잡한 게임 특별상이 수여되자, 숙련자를 위한 복잡한 규칙의 게임에 대한 부문을 신설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2011년부터 올해의 숙련자 게임 부문(Kennerspiel des Jahres)이 신설되어 좀 더 복잡하고 어려우며, 숙련된 보드게임 플레이어들이 선호하는 게임들을 다루게 되었다. 다만, 숙련자용 보드게임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다른 여타 보드게임상에 비해서는 좀 더 쉽고 대중적인 게임을 수상작으로 선정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숙련된 보드게임 플레이어들이 높게 평가하는 <아크 노바>나 <테라포밍 마스> 모두 올해의 숙련자 게임상 수상에 실패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제 오히려 막 입문하여 조금씩 단계를 높여 가려는 플레이어에게 적합한 게임들을 독일 올해의 숙련자 게임 수상작 목록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IT 시리즈 - 2017년 올해의 숙련자 게임
1~6명 | 60~120분

 

 

시리즈는 하나의 그룹이 잠긴 방에서 탈출해야 하는 방 탈출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플레이어들은 주어진 퍼즐을 하나씩 차례로 풀며, 마지막 퍼즐을 풀어 갇혔던 방에서 탈출해야 한다. 플레이어들은 서로 한 팀을 이루며, 더 빠르게 퍼즐을 풀수록 더 높은 점수를 얻는다. 한 게임당 한 번밖에 즐길 수 없지만, '버려진 오두막', '연구실의 비밀', '파라오의 무덤'이라는 일련의 시리즈가 준비되어 있다(편집자 주: 현재는 더 많은 시리즈가 만들어졌으나 수상 당시에는 이 3종 뿐이었다). 한 게임마다 플레이어들은 소책자와 카드를 분석하며 10여 개의 퍼즐을 풀어야 하는데, 매우 창의적인 퍼즐을 만나볼 수 있다. 이 퍼즐들을 풀기 위해선 추론 능력과 관찰력이 필요하다. 답안 카드와 암호 해독용 원판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해답 확인 방법으로 인해, 플레이어는 자신이 맞게 풀었는지 아닌지 바로 알 수 있다. 모든 문제에는 힌트가 제공되지만, 힌트를 사용하지 않고 탈출하는 것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시리즈에서 올해의 게임상 심사위원단에서는 "매혹적이고, 도전할 만하고, 놀랍다. 완벽한 게임 진행 원칙을 가진 주목할 만한 협력 게임"이라는 평과 함께, 이들이 심사할 당시 독일에 발매된 세 제품 모두에 대해, "세 제품(수상 당시의 3종) 중 어느 것도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러 가지 퍼즐을 통해 사소하지 않고 독창적인 해답을 찾는 시리즈는 퍼즐을 좋아하고, 방 탈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존재이다.
 

 

 

 
 
크베들린부르크의 돌팔이 약장수 - 2018년 올해의 숙련자 게임
2~4명 | 45분

 
플레이어들은 약장수가 되어 맨드레이크, 탈박각시, 유령 숨결 등의 특이한 약재를 모아 새로운 물약을 만들어야 한다. 이들 약장수가 만드는 물약은 엄격한 조제법 같은 것은 없이, 우연히 무작위로 선택된 약재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구입한 약재들이 주머니에 놓고, 이들을 무작위로 뒤섞은 다음에 하나씩 뽑아 자기 가마솥에 넣으며 점진적으로 약을 만들어 나간다. 대부분의 약재는 플레이어에게 긍정적인 특수 효과를 동반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주어지는 기본 약재인 꽝꽝나무가 가마솥에 너무 많이 들어가면 폭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만들어 낸 물약의 품질에 따라 수입을 얻고, 또 새로운 약재를 구입하면 다음 기회에 더 좋은 물약을 만들 수 있다. 가마솥의 폭발 위험을 잘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약재를 구성해야만 약장수들 간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무작위로 뽑힌 약재들로 인해 폭발의 위험을 안은 상태로 물약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플레이어에게 높은 긴장감을 선사함과 함께 감정이 요동치게 만든다. 약재 하나를 뽑을 때마다 슬픔과 환희, 애도가 끊임없이 번갈아 가며 나타난다. 많은 것이 우연에 좌우되는 것 같지만, 플레이어가 자기 주머니에 넣을 약재를 직접 선택하고, 약재의 범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전략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우연과 필연 사이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이는 게임이다.
 

 

 

 
윙스팬 - 2019년 올해의 숙련자 게임
1~5명 | 40~70분

 
엘리자베스 하그레이브 작가는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900여 종의 새들 중에서 선택한 새들을 이용해 <윙스팬>을 만들었다. 플레이어들은 새를 사랑하는 연구원, 조류관찰자, 조류학자, 깃털 수집가 등 새 애호가가 되어, 새들을 각자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의 적합한 서식지에 놓아야 한다. 이들 서식지는 게임의 기본 행동 중 하나와 연결돼 있으며, 새가 놓임에 따라 점차 효율이 좋아진다. 그와 더불어 해당 행동을 할 때, 해당 서식지에 놓인 새들을 통해 부가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플레이어들은 특정 유형의 둥지에 알을 얼마나 낳았는가, 어떤 서식지에 얼마나 많은 새를 놓았는가 등의 항목을 바꿔가며 경쟁한다. 무엇보다도 새를 놓는 것과 알을 얼마나 낳았는가에 따라 점수를 얻는다는 점을 명심하자. 자신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점차 새를 놓아 감에 따라 이 게임이 얼마나 우아하고 섬세하게 설계됐는지를 느낄 수 있다.
 
보드게임과 조류학을 절묘하고 우아하게 뒤섞은 <윙스팬>은 주제에 대한 애정이 넘칠 뿐만 아니라, 세심하게 다듬어져 있기에 거의 완벽한 예술 작품이라 부를 만하다. <윙스팬>의 게임 시스템은 점차 행동을 업그레이드하고 유기적인 조화를 만들어 나간다. 뿐만 아니라 군더더기 없는 게임 진행과 플레이어로 하여금 매번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게 만든다는 점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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