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푸시푸시

당신의 운을 극한까지 시험해 보세요!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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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8세 이상 | 2~6명 | 20분
 
"당신의 운을 극한까지 시험해 보세요!"
 
모든 보드게임이 시장에서 저마다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보드게임 숙련자들이 주로 지지하는 복잡한 게임 영역이 있고, 2인 대결 게임의 영역이 있고, 간단하지만 꾀가 많이 필요한 지략 게임의 영역도 있다. 때때로 영역이 겹치기는 하지만 저마다의 영역에는 저마다 지지하는 게임들이 존재한다. 어떤 보드게임이든 자기 영역에서 왕좌에 오르기를 꿈꾸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어떤 영역은 유행에 쉽게 영향을 받지만 어떤 영역은 오래된 베스트셀러들이 굳건하게 지위를 계속 유지하며 버티고 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선호도가 좀처럼 변하지 않는 영역이 규칙이 매우 짧고 휴대하기 편하며 게임 시간이 짧은 카드 게임 영역이다. 대표적으로 ⟨우노⟩, ⟨원카드⟩를 꼽을 수 있다.
이런 게임은 게임 준비에 거의 시간이 걸리지 않고 게임 시간도 짧아서 생각날 때 꺼내서 간단히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그런 만큼 새로운 게임이 이 영역에서 크게 성공하기는 어렵다. 규칙이 짧으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데도 한계가 있고, 기존의 베스트셀러가 가진 ‘익숙함’이라는 장점을 이겨내기도 힘들다. 하지만 그래도 때때로 생각지도 못한 방향에서 걸출한 도전자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한다. ⟨푸시푸시⟩도 그런 도전자 중 하나다.
 

원하는 만큼 카드를 펼쳐 카드열을 만들고, 원할 때 그중 한 열을 가져가면 된다. 가능한 한 높은 점수를 노리자.
 
⟨푸시푸시⟩는 아주 짧고 쉬운 게임이지만 매 순간의 선택에 집중해야 하는 게임이다. 내 차례가 되면 더미에서 카드를 1장 공개하는데, 공개하고 나면 더 공개할지 말지 선택해야 한다. 공개를 그만하기로 선택하면 그 카드를 가져올 수 있는데, 가져온 카드의 숫자는 내 점수가 된다. 계속 공개하기로 선택했다면,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계속해서 카드를 공개할 수 있다. 새로 공개하는 카드는 공개된 카드의 아래에 한 열로 겹쳐 내려놓거나, 옆으로 떼어놓아 새로운 열로 만들어야 한다. 이때 같은 열에 놓인 카드끼리는 숫자나 색깔이 겹치지 않아야 하며, 열은 세 개까지만 만들 수 있다.
여러 번 카드를 공개하다가 어느 순간에 그만 공개하기로 선택하면, 이제 공개된 카드열 중 원하는 카드열 하나를 가져간다. 여러 개의 카드열이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도 남은 카드열을 차례대로 선택해 가져간다. 가져간 카드가 많을수록 점수가 쌓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공개하고 싶겠지만, 한번 공개할 때마다 위험이 쌓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서 멈춰야 한다. ‘오버푸시’ 때문이다.
 

새로 뽑은 카드인 연두색 1 카드를 붙여넣을 수 있는 카드열이 없어, 오버푸시가 발생했다.
 
새로 공개한 카드가 모든 카드열과 숫자나 색깔이 겹쳐 놓을 수 없게 되는 경우를 오버푸시라고 부르는데, 오버푸시가 되면 이번 차례에 아무 카드열도 가져오지 못하는 데다가 벌칙까지 받게 된다. 이 벌칙이라는 것이 꽤 무시무시한데,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색깔과 같은 색깔의 자기 카드를 모두 버려야 한다.
과욕만이 벌칙을 부르는 것은 아니다. 카드열을 가져올 때 벌칙 카드가 포함된 카드열을 가져왔다면, 이 경우에도 즉시 주사위를 굴려야 한다. 자신의 선택과 관계없이 벌칙 카드를 가져와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험은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주사위를 굴려 빨간색이 나왔다. 그나마 점수가 가장 낮은 빨간색이 나와 다행이다.
 
이런 위험에서 도망치고 싶다면, 카드를 금고에 보관하는 방법이 있다. 내 차례에 카드 공개를 포기하고, 내가 얻은 카드 중 한 가지 색깔의 카드를 모두 금고에 넣는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금고에 넣기로 한 카드들은 뒷면이 보이게 뒤집어 놓으며, 이렇게 금고 보관된 카드는 벌칙 주사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금고에 보관하기로 했다면 그 차례에는 점수 획득을 포기하게 되기에,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런 식으로 차례를 반복하다가, 카드 뽑기 더미가 다 떨어지면 게임이 즉시 끝난다. 각자 자기 앞에 놓인 카드와, 금고에 보관한 카드의 숫자를 모두 더해서, 총합이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한다.
 

금고에 보관하기로 한 카드는 뒤집어서 표시한다.
 
⟨푸시푸시⟩는 간단한 게임이지만, 게임 도중에 산재한 리스크들이 플레이어의 모든 선택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카드를 더 공개할지 말지에 대한 선택에서부터, 카드가 많이 쌓인 시점에서 점수 축적 기회를 포기하고 카드를 금고에 넣을지 말지까지 말이다. 각각의 선택의 결과가 옳았는지 아닌지는 전적으로 운에 달려있지만, 확률을 통해 전략적인 판단이 가능하다. 플레이어가 내리는 순간적인 판단이 계임을 쥐고 흔드는 것은 물론이다. 게임에 익숙해지고 시야를 더 넓히면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마저 선택의 순간들이 존재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점수가 많지만 벌칙카드가 포함되어 있는 카드열을 가져올까 말까도 어려운 선택의 순간이고, 심지어는 상황에 따라 의도적으로 오버푸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런 다양한 선택의 순간들이 작은 카드 게임 상자에 담겨 있다는 점은 카드게임으로서의 아주 훌륭한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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