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하모니즈

동물들을 위한 조화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주세요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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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0세 이상 | 1~4명 | 30~45분

 

 

"높은 산과 굽이치는 강줄기를 배치해 동물들을 위한 조화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주세요"

 

 

⟨하모니즈⟩는 조화로운 풍경 속에서 다양한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게임이다.

 

서로 다른 환경을 원하는 동물들에 맞춰 토큰을 쌓아 나가다 보면 어느새 놀랄 만한 광경이 완성되어 있다. 

 

큼지막한 카드와 아름다운 그림, 오밀조밀하게 만들어진 풍경 토큰, 이들을 조화롭게 묶어주는 테마와 간단하지만 깊이 있는 규칙까지.

 

⟨하모니즈⟩는 리벨뤼드가 구현한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하모니즈⟩의 게임 방식은 크게 두 축으로 이루어진다.

 

풍경 토큰을 놓아 자신만의 풍경을 만드는 것이 한 축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풍경에 살 수 있는 동물 큐브를 놓는 것이 나머지 한 축이다.

 

게임이 끝나면 양쪽 모두 점수로 환산되어 높은 쪽이 승리하지만, 완성된 풍경을 바라보면서 그 과정의 즐거움을 되짚어 보면 승리는 차라리 부차적인 것에 가깝다.

 

퍼즐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도 탁월하지만, 훌륭한 테마와 이를 구현한 시각적인 연출이 압도적인 탓이다.

 

 

무작위로 펼쳐진 풍경 토큰. 세 개가 하나의 묶음이 된다.

 

 

풍경을 만들 때는 올망졸망한 토큰을 한 묶음 가져와 놓을 곳을 정하자. 제약은 크지 않다.

 

빈칸이라면 어떤 풍경이든 놓을 수 있고, 들판이나 물은 덮을 수 없지만 산은 높이 쌓을 수 있다. 한번 놓은 풍경은 치우거나 옮길 수 없고, 동물이 자리를 잡은 서식지 역시 건드리지 못한다.

 

박힌 돌을 빼내는 굴러온 돌의 과격함이 아니라, 이미 그곳에 있는 것들을 존중하고, 하나씩 조심스레 더해 나가는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에 초점을 둔다.

 

 

동물 카드는 다섯 장이 펼쳐지며, 차례마다 한 장을 가져올 수 있다.

 

 

미려한 일러스트를 자랑하는 제작사 리벨뤼드의 작품답게 귀여운 동물이 담긴 풍경이 큼지막한 카드를 가득 채우고 있다.

 

⟨딕싯 디즈니 100주년 기념판⟩과 ⟨딕싯: 스텔라⟩의 삽화를 맡은 마에바 다 실바의 그림이다.

 

다채로운 색상으로 채색된 카드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곳에 포착된 동물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넘쳐 흐르는 것만 같다. 군더더기 없는 부가 정보 역시 조화롭게 배치되어 시각적인 즐거움이 가득하다.

 

 

서식지가 완성되면 동물 토큰을 놓아주자.

 

 

동물 카드는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처음 풍경을 쌓기 시작하는 시점에는 방향성을 잡지 못해 막막할 수 있는데, 펼쳐진 동물 카드를 살펴보면서 어떤 풍경을 쌓아 나갈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조화와 균형이다.

 

같은 풍경에 서식하는 동물이 많으면 똑같은 풍경이 많이 필요해진다. 특정한 풍경 토큰의 수는 한정되어 있으니 경쟁이 심해지거나 견제를 받기 쉽다.

 

가장 좋은 것은 비슷한 환경을 필요로 하지만, 서식하는 풍경의 중류가 다른 동물들이다. 풍경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아도 다양한 동물들이 살 수 있으니 자신의 풍경에 맞는 카드를 잘 선택하자.

 

 

숙련자를 위한 자연의 정령도 준비되어 있다.

 


구성물의 형태에서도 세심한 접근을 볼 수 있다.

 

원통형으로 만들어진 풍경 토큰은 굳이 완벽한 원을 닮으려고 하지 않는다.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는 가우디나 훈데르트바서의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인위적인 완벽함 대신 시간의 흐름을 통해 자연스럽게 마모되어가는 자연물의 모습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느껴진다.

 

그렇다고 인간의 흔적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건물이 하나의 풍경으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러스트에도 풍차나 숲 속의 오두막, 들판의 곡물 창고와 같이 사람의 손길이 닿은 건축물이 등장한다. 다만 초점에 잡히지 않고, 전면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준비된 풍경은 여섯 종류!

 

 

누군가 빈칸을 거의 다 채우거나, 주머니에 남은 토큰이 다 떨어지면 게임이 끝난다.

 

물이나 들판으로 빈칸을 빠르게 채워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게임의 템포가 빨라지지만, 다들 산이나 나무, 건물을 높게 쌓아 나가고 있다면 조금 여유를 가져도 된다.

 

게임이 끝나면 점수를 계산하는데, 동물은 올려놓은 큐브에 따라 점수를 받고, 풍경은 주변 풍경과의 관계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풍경마다 점수를 받는 방식이 다르지만, 이 조건을 신경 써서 맞춰 나가다 보면 그럴싸한 풍경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조금씩 채워져 가는 풍경을 감상해보자.

 


훌륭한 도구는 그것을 사용하는 시간 자체를 확연하게 채색한다.

 

간단하고 명료한 규칙과 미려한 구성물, 그에 걸맞는 재미와 부담스럽지 않은 게임 시간까지. 가족이든 연인이든,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함께 있음 자체를 즐기기에 이만큼 탁월한 게임이 또 어디 있을까.

 

 


 

글 김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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