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냥자역학 연구소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테마로 삼은 카드 게임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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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0세 이상 | 2~6명 | 20분

 

 

"주사위 대신 삶과 죽음이 중첩된 고양이 카드로 즐기는 페루도!"

 

 

에르빈 슈뢰딩거는 20세기 초 당대 최고의 양자 물리학자 중 한 명이었고, 그 업적만으로도 역사에 충분히 남을만한 인물이지만, 21세기에는 아인슈타인을 제외하면 당대의 모든 물리학자보다 더욱 유명한 인물이 되었다.

 

그가 당시 혁명적인 이론을 제시했던 양자역학 이론에 대한 반론으로 제기했던 사고 실험,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 때문이다.

 

 

각자 카드 6장씩을 받으면 게임이 시작된다.

확률과 사람들의 선언에 기반해서 다른 사람이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을지 잘 생각해 보자.

 

 

그가 제시한 실험의 의미는 현대에 인용되고 있는 단어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지만, 어쨌든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열어보기 전에는 모른다’는 의미로 흔히 인용되어 사용되고 있고, 카드나 주사위 등 확률성 짙은 구성물을 많이 사용하는 보드게임에서도 인기리에 차용되는 테마 중 하나이다.

 

오늘 소개할 ⟨냥자역학 연구소⟩ 역시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테마로 삼은 카드 게임이다.

 

 

살아있는 고양이 2장, 죽은 고양이 3장, 어떤 고양이건 될 수 있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1장을 가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죽은 고양이가 4장이 있다고 하는 것은 매우 안전한 선언이고, 8마리까지는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냥자역학 연구소⟩는 여러 라운드로 구성된 카드 게임으로, 게임의 목적은 모두의 손에 들고 있는 고양이의 상태를 맞추는 것이다.

 

카드에는 살아있는 고양이, 죽은 고양이, 빈 상자, 그리고 조커처럼 사용되는 하이델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카드가 있다.

 

모든 플레이어는 카드를 정해진 장수만큼 나누어 받고, 남은 카드는 뒷면 더미로 만들어 테이블에 쌓아놓는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차례를 받으면, 자기 차례에는 모두가 나눠 가진 카드 중 살아있는 고양이 또는 죽은 고양이 또는 빈 상자 카드가 몇 장인지 추론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내가 들고 있는 카드와 전체 카드의 비율을 계산하여 적당히 추론하는 것이 좋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 내 손에 있는 카드와 전혀 상관없는 카드를 선언해도 상관없다.

 

 

가지고 있는 카드의 일부를 공개하며 자신의 선언에 근거를 더할 수 있으면서, 손에 든 카드를 바꿀 수도 있다.

 

 

어쨌든 특정 고양이 카드가 몇 장이 있는지 추론하여 그 결과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예를 들면 ‘살아있는 고양이가 이 중 10장 이상 있을걸?’과 같은 방식이다.

 

해당 결과를 중앙에 놓인 게임판에 표시한다. 게임판에는 실타래가 그려져 있어 전진하면 할 수록 숫자가 올라가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렇게 추론을 한 후, 다음 사람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게임판에서 표시 말이 더 전진하도록 새로운 추론을 하는 것이다. 상태는 바꿔도 좋으나 뒤로 가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보통 전진하면 숫자가 커지기 때문에(살아있는 고양이 또는 죽은 고양이에서 빈 상자로 바꾸는 경우 숫자가 줄어드나, 빈 상자 카드는 훨씬 적으므로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은 같다) 내가 한 추론이 거짓일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또는, 앞 사람이 했던 주장을 의심할 수 있다. 의심하게 되면 즉시 모든 플레이어는 카드를 공개해서 주장을 확인해야 한다.

 

 

앞 플레이어가 죽은 고양이가 10마리는 있을 것이라고 한 상황에서 의심하고 공개하자고 선언했다. 확인한 결과 죽은 고양이는 단 8마리 뿐이기 때문에 앞 플레이어가 탈락한다.

 

 

카드를 공개한 후, 해당 카드가 주장한 사람의 숫자보다 같거나 더 많다면, 의심한 사람이 탈락한다. 더 적다면, 주장한 사람이 탈락한다.

 

탈락 후에는 카드를 섞은 후 새로운 라운드를 시작하고, 단 한 명의 승자가 나올 때까지 이를 반복하면 된다.

 

 

어떤 선언을 했건, 그 선언에 해당하는 상태가 되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카드가 플레이어들의 계산을 뒤흔든다.

 

 

지금까지의 설명만으로도 ⟨냥자역학 연구소⟩가 ⟨페루도⟩를 기반으로 하여, 주사위 대신 카드로 바꾼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카드 게임만이 줄 수 있는 요소들을 도입하여 게임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예를 들면,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주장한 후, 손에 있는 카드를 공개하여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

 

살아있는 고양이 10마리를 주장했다면, 손에 있는 살아있는 고양이를 공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할 경우, 손에 있는 남은 카드 중 일부를 버리고, 새로운 카드를 받는 행동도 추가로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손에 있는 다른 상태 카드를 버리고 내 주장이 성립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물리냥이들. 게임이 시작될 때 플레이어마다 1장의 물리냥이 카드를 받는다.

 

 

또한,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시작할 때 강력한 특수 능력을 가진 카드 1장씩을 받는다.

 

특수 능력 카드 중에는 증거로 제출한 특정 상태 고양이 카드를 모두 없앤다던가, 자기 차례를 한 번 그냥 넘기는 등 게임의 양상을 바꿔버릴 수 있는 강력한 카드들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페루도⟩와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냥자역학 연구소⟩의 영어판 원제는 ⟨슈뢰딩거스 캐츠(Schrödinger’s Cats)⟩, 즉 ‘슈뢰딩거의 고양이들’이다.

 

하지만 원제를 번역한 제목으로는 나올 수 없었는데,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는 이미 ⟨슈뢰딩거의 고양이⟩란 제목의 게임을 발매한 바 있기 때문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일본어판 원제는 ⟨캐츠 인 더 박스(Cats in the Box⟩였는데, 코리아보드게임즈의 한국어화 팀에서는 게임에 더 잘 어울린다는 이유로 한국어판 제목을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바꾸기로 했었다.

 

그래서 ⟨ 슈뢰딩거스 캐츠 ⟩의 한국어판 출시가 이후 결정되면서 한국어화팀이 다소 당황했다고 한다.

 

 

한국어판으로 먼저 발매된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인해 한국어판은 냥자역학 연구소란 제목을 가지게 됐다.

 

 

⟨냥자역학 연구소⟩는 전통의 인기 게임 ⟨페루도⟩를 카드 게임으로 변용하여 카드 게임 고유의 요소들을 추가해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낸 게임이다.

 

⟨페루도⟩ 특유의 눈치 싸움과 긴장감이 그대로 살아있음은 물론이고, 주사위가 아닌 카드이기에 줄 수 있는 다양한 상황 변주가 게임을 더욱 전략적이면서 흥미롭게 바꾸어 놓았다. 특히, 다양한 특수 카드로 인해 사람이 적을 때도 그 긴장감을 충실히 유지할 수 있어, 적은 사람이 즐길 때 다소 아쉬웠던 ⟨페루도⟩의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

 

⟨냥자역학 연구소⟩와 함께 상자를 열어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해 보자.

 

 

글 오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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